[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한국은행이 이번 달에 기준금리를 동결하더라도 내달 중순까지 시장 경계감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1분기에는 시장이 출렁이면서 들쑥날쑥하는 추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안재균·강수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1일 ‘2월 기준금리 동결 예상, 불안 심리는 3월까지 지속’ 보고서에서 “2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로는 투자 심리 안정이 부족할 것”이라며 “3월 중반까지 경계감이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은행은 오는 23일 열리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금리를 동결(3.50%)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021년 8월부터 1년 반 동안 이어졌던 금리 인상기가 종료되는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관련해 안 연구원은 “대외 여건은 비슷할 지라도 내부 상황은 악화됐다”며 “2월 금통위부터는 금리 동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기재부는 2월 내수회복 속도가 완만해지고, 수출 부진 및 기업심리 위축이 지속되면서 경기 흐름이 둔화되고 있다고 평가했다”며 “지금 한은은 하강하는 국내 경기에 보다 집중해야 할 형편”이라고 밝혔다.
안 연구원은 “물가 상방 리스크로 물가 전망치는 연간 3.6%를 유지하겠으나, 성장률은 상반기 하락폭을 키우며 1.5% 내외 하향 조정이 예상된다”며 “지난해 3~4분기와 다른 국내 경기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위축되는 부동산 경기도 2월 금리 인상을 머뭇거리게 하는 요인이다. 그는 “1월 전국 및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년 동월비 각각 11%, 9% 하락했다”며 “높은 가계부채 비율과 부동산 편중을 감안하면 추가 금리인상 시 가계 및 금융시스템 불안이 가중될 환경”이라고 전했다. “2월 추가 금리인상은 득보다 실이 크다”는 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은 3월까지 이같이 불안한 시장 흐름이 계속될 것으로 봤다. 그는 “2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동결을 예상하지만, 시장의 시선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뒤로 이동한 상태”라며 “2월 들어 나타난 국고채 순매수세는 3월 중반까지 다소 제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2월 기준금리 동결 시 일시적 투자 심리 안정을 기대하지만, 불안한 대외 여건 확인 의지는 금리 하락 여력을 낮춘다”며 당분간 금리 인하까지 가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최훈길 (choigiga@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