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보험사 가계 주담대 현황' 조사 착수 "50년만기 신규취급액·건수·평균 DSR 요구" … 업계 입장 "연령제한 + 고금리, 풍선효과 미미"

[insura] 금감원이 보험사들서 취급하고 있는 가계 '주택담보대출(주담대)'에 대한 전수조사에 착수했다.

초장기 주담대가 가계부채 증가의 주범으로 꼽히자, 사실상 금융당국이 보험사를 상대로 규제에 나섰다는 평가다.

업계 안팎선 보험사의 경우 초장기 주담대에 연령제한을 적용한 데다 판매량마저 적어 은행권서 비롯된 불똥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전체 생·손보사를 상대로 △6월말기준 주담대 만기 잔액 △50년만기 주담대 신규취급 액수·건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현황 등 상세한 데이터를 요구했다.

아울러 보험사가 보유한 주담대 만기기간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분할 것을 주문했다. 가입시 연령제한 계획 등에 대해서도 요청했다.

현재 50년만기 주담대 상품을 취급하는 보험사는 △한화생명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이다. 올해 1월 한화생명 첫 출시이후 이달 1일 삼성화재, 7일 삼성생명이 잇달아 50년만기 상품을 선보였다. 주택금융공사가 50년만기 보금자리론·특례보금자리론을 내놓고 은행권도 뒤따르자, 상품경쟁력을 위해 만기를 연장한 것.

이같은 당국 요구는 초장기 주담대를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인으로 판단한데서 기인한다. 실제 올초 SH수협은행을 필두, 대다수 은행·보험사들이 50년만기 주담대 상품을 내놓자 가계부채가 가파르게 상승한 바 있다.

지난 9일 KB국민·신한·하나·NH농협 등 4개 은행의 주담대 취급액은 1조2610억원이었으나, 18일 기준 2조641억원까지 뛰었다. 만기가 늘어난 만큼 대출한도가 상향, 매달 은행에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은 줄면서 대출자들에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 1분기말 전체 은행권의 주담대 규모는 642조원으로 집계됐다.

보험사의 올해 1분기말 가계 부동산담보대출채권 규모는 약 95조원이다. 이중 생보업계가 62조원, 손보업계가 32조원을 차지한다. 부동산시장 반등과 맞물리면서 가계부채가 급격하게 증가하자, 이를 관리하는 금융당국이 보험사까지 손을 뻗었다.

이에 보험업계 내부에서는 50년 주담대 상품출시 계획을 보류하거나 상품수요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이미 50년만기 주담대를 출시한 보험사 외, 출시를 앞둔 보험사들은 금감원의 전수조사에 부담을 느낄 것"이라며 "당장은 전수조사의 향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금감원이 은행권을 대상으로 강도 높은 주담대 관리 강화를 요구한 만큼, 보험사들도 향후 상품 출시에 있어 자유롭지 못할 것이란 지적이다.

현재 50년만기 주담대를 취급하고 있는 보험사들은 "만 34세이하 제한 조건을 걸고 상품을 판매하는 등 상품수요를 줄이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어 "나이 제한을 걸었기 때문에 실적이 유의미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국도 보험사의 50년만기 주담대에 대해 일단 모니터링을 지속하겠지만 전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보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보험업계 주담대 대출 중에서 50년만기 주담대의 비중이 늘어나진 않는지 파악하기 위한 조치"라며 "전체 주담대 취급액과 비교했을 때 보험업계 비중은 크지 않은 만큼 당장의 어떤 규제를 가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유은희기자 reh@insura.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