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에 이어 예산당국도 본격 연금개혁에 속도를 낸다. 연금개혁의 밑바탕이 될 8대 사회보험 통합재정추계를 상반기 중 발표한다. 통합재정추계가 완료되면 국민연금, 건강보험 등 재정 악화가 진행 중인 사회보험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게 된다.


1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8대 사회보험 통합재정추계 작업에 착수했다. 사학연금,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등 3대 공적연금과 건강보험, 노인장기요양보험, 고용보험, 산재보험 등 4대 사회보험 재정추계는 기재부가 담당한다. 국민연금 재정 추계는 보건복지부가 한다.

이번 통합재정추계의 목적은 출산율, 경제성장률, 금리 등의 추계 전제 조건과 추계 시점을 일치시켜 사회보험 재정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데 있다. 이전에는 여러 기관에서 각각 다른 모델을 활용해 추계해 정확한 비교가 어려웠다. 추계 주기, 추계 기간도 각각 달랐다. 국민연금은 5년 주기로 재정 계산이 이뤄지지만 다른 사회보험은 제각각이다.

장기추계 기간도 다르다. 국민연금, 공무원연금, 사학연금은 70년 장기추계를 하는 반면 군인연금의 장기 추계는 45년이다. 건강보험, 산재보험, 고용보험 등 사회보험은 5년 전망치만 발표된다. 기재부 관계자는 “8대 사회보험 간 정확한 비교를 위해 추계기간, 추계시점, 추계방식 등을 통일하는 통합재정추계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이번 8대 사회보험 통합재정추계를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연금 개혁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앞서 2017년 8대 사회보험 중기재정추계를 발표한 바 있다. 당시 10년간의 추계를 발표했으나 각각 다른 시점에 추계한 수치를 함께 모아서 발표하는 데 그쳤다. 이에 인구구조 변화, 경제성장률 전망 등 거시 전제 조건이 통일되지 않았다는 한계가 지적됐다. 이번 통합재정추계는 전제조건을 통일하고 추계 기간도 늘렸다. 기재부 관계자는 “10년 이상의 중기 추계를 내놓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3월 발표 예정이던 국민연금 제5차 장기재정추계 시산 결과도 이달 말 발표된다. 시산 결과는 시험적으로 계산한 결과로 일종의 잠정치다. 확정치와 시산결과는 다를 수 있다. 다만 시산결과로 정부의 연금 개혁 방향을 가늠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오는 4월까지 연금개혁 초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정부도 상반기 중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안 제출 법정 시한은 10월31일이지만 정부 내에서는 가능한 이른 시점에 개혁안을 발표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앞서 “내년 정기국회(9월) 전 정부안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반기 발표 예정인 ‘재정비전 2050’도 국민연금 개혁안 조기 발표 가능성에 힘을 싣는다. 향후 30년간의 중장기 재정 계획을 하는 데 있어 사회보험 부문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
[출처] - 국민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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